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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자전, 그리고 바람

by 흔한 40대 이야기 꾼 2024. 8. 5.

지구의 자전

[바람 바로가기]

 

지구가 자전을 한다면 높이 뛰었다 내려와도 왜 다른 곳에 떨어지지 않을까?

만일 지구가 돈다면, 땅에서 뛰어 오른 사람은 지구가 돌아간 만큼 떨어진 곳에 내려서는 것이 타당하지 않겠는가?

공중을 향해 직선으로 똑바로 던진 공은 원래 던진 위치보다 훨씬 더 먼 곳에 떨어지는 것이 맞지 않을까?

이런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으므로 지구는 돌고 있지 않은 게 분명하다.

 

그럴듯한 반론 같다.

이제 막 지구가 자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사람이라면, 이런 반론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당황하여 한참 생각해야 할 것이다.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데 통로를 마주 보고 친구와 앉아있다고 하자.

지금 기차는 역에 서있고, 당신은 친구에게 공을 던지고 친구는 그 공을 받아 당신에게 다시 던진다.

당신과 친구는 공놀이를 하는데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이제 기차가 출발을 해서 시속 100 킬로의 속도로 달리고 있다.

당신이 다시 공을 친구에게 던진다.

이때 기차의 움직임이 공의 진로에 영향을 주어 공이 당신 친구에게 가지 않고 뒷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을 맞히겠는가?

장난이 아닌 이상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공은 기차가 역에 서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통로를 가로질러 당신 친구에게 갈 것이다.

 

기차의 예를 잠깐 생각해 보자.

당신은 실제로 해보지 않고 상상만으로 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상상 경험 ( thought experiment ) "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달리는 기차 안에서도 기차가 서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공을 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차가 달릴 때는 기차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은 그 기차의 속도로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당신과 친구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공기와 던져진 공이 모두 기차와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것이다.

모든 것이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면 속도가 100 킬로이든 0 킬로이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구는 적도를 기준으로 할 때 시속 약 1600 킬로의 속도로 자전한다.

이때 당신은 물론 대기의 공기나 공중을 날아가는 공이나 모두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

따라서 지구의 움직임에 상관없이 지구 어느 곳에서나 야구를 즐길 수 있다.

야구를 즐기자

옛날에는 고속으로 달리는 기차는 없었다.

이에 갈릴레이는 조금 다른 상상 경험을 이용했다.

순풍을 받으며 나아가는 배가 있다고 하자.

한 사람이 배의 돛대에 수리하러 올라갔다가 도구를 아래로 떨어뜨렸다고 하자.

도구가 아래로 떨어지는 동안에도 배는 꽤 빠른 속도로 나아갔을 것이다.

따라서 도구가 갑판에 떨어질 때쯤이면 배는 이미 앞으로 나아갔을 것이고 도구는 배 뒤쪽 바다에 떨어지고 말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많은 배들이 항해를 하면서 돛대 수리 도구가 바다에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다.

도구들은 돛대 바로 및 갑판 위로 떨어졌을 것이다.

도구는 떨어지는 동안에도 배와 같은 속도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지구 자전에 대한 이런 종류의 논박들은 턱없는 이야기 일뿐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지구의 자전에 대해 타당한 반박을 제시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지구는 분명히 돌고 있다.

 

바람

[자전 바로가기]

 

이번에는 바람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대기가 지구의 자전과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면 바람은 왜 생길까?

 

바람이란 공기가 움직이는 현상이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공기는 가만히 있고 지구가 그 아래에서 돌기 때문에 바람이 생겨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틀린 가설이다.

 

지구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돌고 있다.

천체가 동에서 서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가 탄 기차가 앞으로 갈 때 옆에 서있는 기차는 뒤로 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지구는 적도상에서 시속 1600킬로의 속도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돌고 있다.

적도의 북쪽이나 남쪽 지역에서는 그보다는 느린 속도로 움직인다.

북쪽으로 올라가거나 남쪽으로 내려감에 따라 같은 시간에 적도에 비해 더 작은 원을 그리며 돌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극과 남극은 움직임이 전혀 없다.

 

지구가 돌 때 대기가 가만히 있다면 적도지방에서는 바람이 1600킬로의 속도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일정하게 불 것이다.

그 밖의 지역에서는 도는 속도에 맞게 바람이 한결같이 불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지구의 자전은 바람이 생기는 일차적인 원인일 수 없다.

 

1492년 콜럼버스는 동쪽에서 일정하게 부는 바람을 타고 항해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북서쪽으로 올라가다가 서쪽에서 일정하게 부는 바람을 만나 무사히 귀향했다.

이것은 엄청난 발견이었다.

그때까지 유럽의 항해자들은 바람은 신의 뜻에 따라 부는 괴이한 현상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콜럼버스의 항해 이후 바람은 일정한 규칙에 따라 분다는 것이 밝혀졌고 그러한 믿음 아래 무역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무역풍이라는 말이 여기에서 생겨났다.

그러나 당시에는 바람이 왜 그렇게 규칙적으로 부는지 알 수 없었다.

 

1686년 영국의 과학자 에드먼드 핼리는 지구의 모든 대기가 일정한 온도로 가열된다면 대기는 지구 표면 위에 가만히 있고 바람은 생겨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열대 지방의 대기는 북쪽이나 남쪽지방의 대기보다 뜨거울 것이고 뜨거운 공기는 팽창하면서 하늘로 올라가고 빈자리를 북쪽과 남쪽의 차가운 공기가 채운다.

무역풍을 만드는 것은 이 차가운 공기다.

그렇다면 적도 북쪽 지방은 북쪽에서 정남 방향으로 남쪽 지방은 정북 방향으로 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적도 북쪽 지방 무역풍은 북동쪽에서, 남쪽 지방 무역풍은 남동쪽에서 불어 들어온다.

 

핼리는 이 현상을 설명하지 못했다.

1735년 영국의 법률가 조지 해들리가 그 원인을 밝혀 냈다.

북쪽의 공기는 적도의 공기보다 느린 속도로 움직인다.

즉, 적도 북쪽 지방에서는 서에서 동으로 움직이는 지구의 자전속도 차이에 따라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불어오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적도 남쪽 지방에서 적도 쪽으로 불어오는 무역풍도 정북방향이 아니라 남동쪽에서 불어오게 된다.

반대로 적도의 공기가 북쪽으로 불어 나갈 때는 빠른 공기가 느린 쪽으로 움직이므로 편서풍이 된다.

 

이런 현상은 1835년 프랑스 물리학자 가스파르 구스타브드 코리올리에 의해 수학적으로 체계화됨으로써 지구 각 부분의 자전 속도의 차이에 기인하는 이 같은 풍향 변화를 "코리올리 효과"라고 부른다.

이 효과는 각각 다른 세기의 힘으로 대기를 뒤틀리게 하여 폭풍도 만들어 내고 태풍이나 허리케인, 토네이도 등도 만들어 낸다.

 

바람은 중요하다.

지구의 각 지역 온도를 조절하며, 대양이 모아놓은 수증기를 가져다가 육지에 비를 내리고, 그 물로 생명체는 살아간다.

만일 대기의 움직임과 바람에 관한 법칙이 완벽하게 이해할 수만 있다면 정확한 일기예보도 가능하다.

문제는 아주 작은 변화로도 결과가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오늘날 까지도 정확한 기상 예보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연 현상은 깊이 파고들수록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아니 예측 불가능한 혼돈된 속성들이 발견되는데, 이것은 과학의 결함이자 인간 지식의 한계이다.

어쩌면 우리는 영원히 정확한 기상 예측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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